처음 만년필을 고르는 일, 힘드실 겁니다.
펜을 고르는 데 이렇게까지 고민하게 될 줄은 몰랐을 겁니다. 만년필은 단순한 필기구를 넘어 ‘쓰기’라는 행위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도구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처음 만년필을 고르려는 분들은 ‘도대체 어떤 걸 사야 후회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품게 됩니다. 이 글은 그런 분들을 위한, 아주 기본적이면서도 실질적인 만년필 선택 가이드입니다.
1. 알맞은 펜촉(F, M, B)을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년필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용어가 바로 펜촉입니다. 흔히 F(파인), M(미디엄), B(브로드)로 분류되며, 각기 굵기와 필기감이 다릅니다. 한국어처럼 획이 많고 조밀한 문자를 쓰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F촉이 적당하다고 여겨지지만, 세필을 좋아하는 분들은 EF만 고집하기도 합니다.
또 사람마다 글씨체, 필기 속도, 종이의 종류에 따라 선호가 달라지기 때문이죠. 가능하다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F와 M촉을 직접 비교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한편, 펜촉은 단순히 굵기만 다른 것이 아니라 브랜드별로 감촉이 다르다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파이롯트의 F와 라미의 F는 같은 ‘F’라도 두께의 차이는 미세하게 날 수 있습니다.
2. 잉크 주입 방식은 사용 편의성과 직결됩니다
잉크는 어떻게 넣을까요? 세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 카트리지 타입: 가장 간편합니다. 일회용 잉크통을 펜에 꽂기만 하면 되니 초보자에게 안성맞춤입니다.
- 컨버터 타입: 잉크병에서 직접 잉크를 흡입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색상의 잉크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생깁니다.
- 피스톤 필러 또는 아이드로퍼: 트위스비(TWSBI) 같은 브랜드가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한 번에 많은 양의 잉크를 넣을 수 있어 장시간 사용이 가능합니다.
처음 만년필을 쓰는 분들에게는 카트리지 방식이 무난하지만, 쓰다 보면 자신만의 잉크 컬러를 찾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때 컨버터를 써보면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3. 브랜드와 모델은 취향과 예산에 따라 달라집니다
입문자에게 추천할 만한 브랜드로는 파이롯트(Pilot), 라미(LAMY), 트위스비(TWSBI) 등이 있습니다. 각 브랜드는 입문자용 라인을 별도로 갖추고 있어서 선택이 어렵지 않죠.
- 파이롯트 카쿠노: 웃는 얼굴이 새겨진 펜촉으로 유명합니다. 펜을 올바르게 쥘 수 있도록 유도하는 그립 설계도 장점입니다. 최근 마도로미 버전을 비롯해 다양한 디자인이 있어 고르는 재미도 있습니다. 가성비 펜으로 인기가 많은 만년필입니다.
- 라미 사파리: 독일식 실용주의 디자인이 돋보이며, 색상이 다양해 컬렉션 욕구를 자극합니다. 그립 부분이 삼각형으로 되어 있어 글씨를 안정적으로 쓸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비교적 입문자들에게 만족도가 높은 만년필입니다.
- 트위스비 에코: 투명한 만년필의 대명사힌 트위스비 만년필은 투명한 바디와 넉넉한 잉크 용량, 그리고 컨버터 없이 바로 병잉크를 사용할 수 있는 구조가 특징입니다.
이 외에도 파버카스텔, 플래티넘, 세일러 같은 브랜드도 입문용에 알맞은 모델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습니다.
4. 가격대는 기능보다 '애착'이 더 중요합니다
만년필은 1만 원대부터 수백만 원이 넘는 모델까지 그 스펙트럼이 매우 넓습니다. 하지만 입문자라면 너무 비싼 제품보다는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제품을 추천합니다. 만년필을 익히기 전까지 연습용으로 쓰기 좋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격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자주, 애정 있게 쓸 수 있는가’입니다.
종종 “비싼 펜을 사야 오래 쓴다”는 말을 듣지만, 실제로는 ‘자주 쓰고 싶은 펜’이 가장 오래 갑니다. 필기감이 좋고, 잉크 색이 마음에 들고,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펜이라면 자연스럽게 손이 갑니다. 그게 바로 입문자가 찾는 ‘첫 만년필’의 기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5. 정답은 없지만, 실패는 줄일 수 있습니다
모든 만년필은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집니다. 같은 펜이라도 손에 따라, 종이에 따라, 잉크에 따라 천차만별의 사용감을 주죠. 그래서 입문자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완벽한 첫 펜을 찾으려 하지 말고, 덜 후회할 선택을 하세요."
펜촉은 F 또는 M, 잉크는 카트리지, 브랜드는 입문용 라인업에서 고르고, 디자인은 내가 봤을 때 예쁜 것이면 후회없을 겁니다. 이 네 가지를 기준으로 고르면 대부분의 시행착오는 피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제 고른 만년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관리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만년필 구입으로 첫걸음을 뗐다면, 이제 만년필과 친해지면서 필기감을 익혀볼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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